사업소식
힐링아트컴퍼니 재능나눔활동 문화와 마을이 만나다(둥근, 어머니의 밥상편)
둥근, 어머니의 모난 밥상
詩/ 정일근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판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판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은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어머니가 펼치시는 두레판.
둥글게 둥글게 제비새끼처럼 앉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밥숟가락 높이 들고
골고루 나눠주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 끼 밥을 차지하기 위해
혹은 그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에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썩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의 밥상을 엎어버렸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돌아간 어머니의 둥근 두레판에 앉고 싶다.
어머니에게 두레는 모두를 귀히 여기는 사랑
귀히 여기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가르치는
어머니의 두레판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새끼로 앉아
어머니의 사랑 두레먹고 싶다.
힐링아트컴퍼니 재능나눔활동 문화와 마을이 만나다 5월,
가정의 달이니만큼 어머니에 관련된 노래며, 시며, 하모니카며, 춤사위가 가슴이 아리다.
특히 높은음자리 합창단의 위 시 낭독 시간에는 모두가 코를 시큰거린다.
누군가의 어머니로써 따뜻한 밥상을 준비하였을 어르신들...
아프지만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자식들의 따뜻한 밥상인 우리 어르신...
어쩌면 그 분들 또한 늙고 지치고 병든 몸을 의지할 따뜻한 밥상을, 부모님을
그리워 할 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찡했는지......
그 곳에 계신 모든 분들이 따뜻한 밥상에 둘러 앉은
식구처럼 느껴지는 훈훈했던 시간이었다.
2015. 5. 21. 인광치매전문요양원에서.....